相爱相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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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24/CBS] 십번기 라디오 인터뷰

교선생 2016. 9. 12. 01:27



http://www.tudou.com/programs/view/lQN23bkYgGo


등장:

앵커

중국기원장 류스밍

이영호

구리 9단

이세돌 9단


앵커의 질문과 구리 9단, 이영호님, 이세돌 9단의 말만 옮겼습니다.


0:48

구리: 안녕하세요, 여러분. 구리입니다. CBS 나이트 뉴스 중국의 목소리에서 여러분을 뵙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1:07

이영호: 안녕하세요, 이영호입니다. 그리고 이세돌 사범님, 간략하게 인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세돌: 안녕하세요 이세돌 9단입니다. 정말 반갑고요. 중국에서 이렇게 라디오를 출연하니까 정말 색다르고 기분이 아주 좋다고 해야겠네요.


3:35

(앵커와 류 원장이 십번기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지, 오늘날의 빠른 세상에서 왜 사람들이 여전히 십번기를 두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음)

앵커: 구리 9단, 매해 많은 바둑을 둘 텐데요. 작년에는 몇 판을 뒀습니까? 100판? 


3:40

구리: 올해는.... 지금까지 60~70판 정도 둔 것 같습니다. 가장 바빴던 해에는 110판을 둔 적도 있습니다.


10:32

이영호: 앞에 계시는 구리 사범을 일생일대의 라이벌로 꼽는데 어떻게 구리 사범을 평가하시겠는지?

이세돌: 바둑이나 인품이나 제가 평가하기엔 제가 너무 부족한 것 같고요. (웃음) 그렇지만 정말 제 바둑의 발전에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될 그런 소중한 라이벌이자 친구이고요. 말은 안통하지만 느낌으로... 정말 인품도 너무 훌륭하고. 정말 제가 중국어를 빨리 배워서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고픈 그런 친구입니다.

 

11:45 

앵커: 음, 이세돌 9단은 반상 외의 것까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군요. 양웅이 서로를 진솔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미래에는 구리 9단과 중국어로 직접 소통하고 싶다고요. 구리 9단, 한국어를 배워볼 생각은 없습니까?  


11:52

구리: (웃음) 제 어학적인 재능은 부끄러울 정도로 평범합니다. 이세돌 9단이 방금 저를 평가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지나치게 겸손한 것 같아요. 바둑에서의 성취에 있어서 그는 제가 우러러보고 배워야 할 롤모델입니다. 오늘 가졌던 기자회견에서 이 9단은..... 저를 일컬어 바둑이 자신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사실 이 9단보다 뒤처지는 사람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그가 있었기에 저는 바둑 인생에서 목표와 동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동갑이고, 제가 약간 더 나이가 많긴 하지만.... 전적은 대등할지 몰라도 성취에서 저희 둘 사이에는 여전히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그를 보고 배워야 합니다. 이 9단이라는 등대이자 목표를 가진 것이 저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격려입니다.


13;48

이영호: 한국에 있는 바둑팬들은 이 십번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혹시 알고 계신지?

이세돌: 음 글쎄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요. 하나는 바둑 팬으로서 구리 9단과 제가 번기를 한다는 게 일단 기대된다 이런 분들도 계시고요. 또 한 쪽은 좀... 이제는 그 전이라면 몰라도, 2~3년 전이면 몰라도, 지금 2014년도에 십번기를 하는 것은 어쨌든 구리구단과 제가 사실은 완전한 일인자라고 보기엔 지금 현재 상황에 무리가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지 않느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영호: 어떻게 보면 지금 90년대 이후 성장하는 기사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도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이세돌: 음 맞습니다 그런 이유도 있구요. 하지만 지금 구리 9단이 몽백합 결승에 올랐고 저는 삼성화재배 결승에 올라가 있습니다. 그래서 구리 9단이 몽백합을 우승하고 제가 또 따라서 삼성화재를 우승하면 그런 얘기는 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9:45

이영호: 이세돌 9단 평소에 바둑 말고 또 다른 취미 활동이 있습니까?

이세돌: 글쎄요 뭐 특별한 건 없구요. 뭐 여러 가지 컴퓨터를 하는 경우도 있고 독서를 하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뭐 등산하는 경우도 있고요. 여러가지가 있긴 한데 확실하게 딱 하나만 얘기할 거리는 없는 것 같아요.

 

20:20

이영호: 혹시 컴퓨터 게임을 해보셨으면 식물 대 좀비란 게임이 있는데 혹시 해보셨는지

이세돌: 식물 대 좀비요? 그거 혹시...... 이름만 들어선 모르겠는데 아마 게임을 직접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58

이영호: 이세돌 사범님을 좋아하는 굉장히 많은 바둑팬들이 사범님을 강시류라고 부르는데, 굉장히 불리하고 거의 다 죽었겠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수를 내가지고 역전을 시키니까....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세돌: (웃음) 강시류라기보단 거의 뭐 좀비류가 맞는 것 같은데..... 제가 원래 초반이나 이런 것들이 약해서 많이 나쁜 바둑이 많거든요. 그래서 역전승이 많은 편인데. 앞으로는 초반도 좀 많이 보완을 해서 좀비류라는 좀 그런 약간..... 기분 좋지 않은 그런 것을 탈피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2:16

앵커: 이세돌 9단은 자신의 기풍이 강시류라고 불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네요. 그러고보면 중국 바둑팬들은 구리 9단을 大力이라고 부르지요. 기풍은 살기등등하다고 말하고요.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월이 흐르면서 바뀌었나요?

구리: 글쎄요, 세월이 흐르면서 제 기풍도 분명히 조금 바뀌었습니다. 저는 충칭에서 자랐는데, 충칭은 다른 대도시들에 비해 프로 바둑 교육이 덜 발전되어 있었어요. 어렸을 때 제 바둑은 프로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좀 아마추어스러웠죠. 물론 베이징으로 가서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뒤로는, 전국에서 올라온 어린 동료들한테 많은 것을 배웠고 제 기풍 역시 발전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제 기풍은 공격과 살상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뭐랄까, 이건 제가 세월이 지나도 간직해온 장점들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앵커: 유년 시절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두 분 모두 1983년에 태어났고 한 분은 2월 3일, 다른 한 분은 3월 2일이 생일이죠. 아주 미세한 차이에요. 두 분 다 9살 때 입단했고요.

구리: 저는 12살 때 입단했어요.

앵커: 그러면 9살 때 바둑을 배우기 시작하셨나요?

구리: 아니요, 6살 때요.

앵커: 아, 그 후에 녜웨이핑 9단을 스승으로 모시기 시작한 거군요.

구리: 네. 1997년에 스승님이 저를 제자로 받아들이셨죠. 

앵커: 한편 이 9단은 권갑용 도장에 들어가셨고요.

이영호: 권갑용 사범님 문하에서 배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세돌: 예, 예.

앵커: 두 분은 바둑을 배울 때 다른 길을 선택했던 거네요. 선택했던 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24:25

구리: 아까 말했듯이 어린 시절 제 바둑의 초반과 부분전은 매우 아마추어스러웠어요. 큰 그림을 그리지 않고 뒀죠. 그래서 1997년에 스승님께 배우기 시작한 뒤부터 저 분야들에서 저는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습니다. 스승님은 대국관과 초반 전략으로 유명하시고, 그로 인해 초일류 기사가 되실 수 있었으니까요. 스승님의 가르침 덕분에 오늘날 어떤 프로 기사들은 저를 '고대국'(古大局)이라고 부르는데, 제 대국관을 인정해준다는 의미지요.


25:47

이영호: 만약에 이렇게 권갑용 사범님 도장에서 배출된 도장 출신 프로기사가 나왔을 때 이런 방식으로 배출된 기사들은 어떤 기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지, 혹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이세돌: 그런 방식이라는 게 어떤 건지 정확히 이해를 잘 못 했는데....

이영호: 프로기사가 됐는데, 도장을 통해서 배출된 프로기사라는 것이.

이세돌: 음 일단 한국바둑을 일으킨 것은 도장이에요. 도장에서 문하생을 키워서 입단을 시켜서 한국 바둑계가 발전을 한 것인데. 예전에 제가 배울 때는 도장에서 굉장히 자율성을 많이 강조를 했어요. 자신이 생각을 하고 자신이 어쨌든 바둑을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한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도장이 많이 변질이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뭐랄까? 개성을 살려주기보다는 좀... 뭐라 그럴까요. 똑같이 만든다고 할까요. 천재도 평범하게. 평범한 사람도 평범하게, 조금 모자란 사람도 또 평범하게 만드는... 아주 그런 형식으로 가기 때문에. 그래서 한국 바둑을 일으킨 것이 도장이라면 지금은 한국 바둑을 죽이는 것도 도장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33:10

이영호: 지금 30세가 되셨는데요.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이세돌: 어찌 됐던 저는 바둑을 두는 기사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성적을 좀 더 내고 싶구요. 목표가 있다면 일단 제가 세계 대회 14번 우승을 했는데 20회 우승을 채우는 것이 일단 근시일 내의 목표입니다.


34:34

구리: (세계 대회에서 20번 우승하고 싶다는 이세돌의 목표를 듣고 대답) 저는 남자에게 있어서 30세란 신체도 정신도 절정에 달하는 황금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십번기를 제가 서른 살일 때, 그것도 인생의 라이벌인 이세돌 9단과 둘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지요. 이 대국들은 제 인생과 바둑의 발전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할 겁니다. 따라서 내년의 십번기가 제 인생의 다음 단계로 향하는 첫걸음이 되어 보다 밝은 미래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에 어떤 기사에서 60세까지 바둑을 두고 싶다고 말씀하신 걸 봤는데요?

구리: 네, 60세까지 두는 게 제가 세운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 9단도 60세까지 저와 함께 싸워주기를 바라고요.

앵커: 이건 초대로군요.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이 9단?

이영호: 60세까지 같이 바둑을 구리와 함께 둘 자신이 있으십니까?

이세돌: 관리를 잘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선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또 60세가 되기 전에 지금은 35판 정도 둔 것 같은데 그때는 100판, 150판 이렇게 많은 바둑을 구리 9단과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36:00

앵커: 100판이라. 약속한 것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지금 이세돌 9단이 이 얘기를 할 때, 구리 9단이 '오케이' 라는 제스쳐를 취하고는 손뼉을 쳤습니다. 두 분 사이의 암묵적인 합의군요.


36:33

이영호: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한국기원하고도 그렇고 도장하고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약간 순응하지 않는 이미지가 있는데 혹시 그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세돌: 음 그건 반은 사실이고 반은 사실이 아니기도 한데요. 어찌 됐던 완전히 순응하는 건 좋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좀 과하게 거스른 부분이 있지 않았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제가 다시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구요. 어쨌든 지금 현재 순응하는 쪽으로 많이 가고 있는데 그것은 옳지 않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 과하지 않다면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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