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相爱相杀
2003년 여름 KT배마스터즈 결승3번기 최종국을 치르던 날 저녁으로 기억한다. 이세돌은 입단시절부터 '이창호의 뒤를 이을 천재소년'으로 주목돼 왔으므로 잘 알고 있었으나 저녁자리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결승3번기 제1국을 이겨 타이틀을 눈앞에 두었다가 제2, 3국을 연패하는 바람에 타이틀은 유창혁의 품으로 넘어갔고 소년은(실은, 83년생이니 만으로 따져도 열아홉 청년이었는데 앳된 그의 얼굴은 오히려 중고생이라고 해야 고개를 끄덕일 정도였다) 다소 지치고 우울한 심사를 애써 감춘 표정이었다. 우연히 마주친 서능욱 9단이 한국기원 근처 '특우정'에서 저녁을 샀는데 지금은 한국기원에서 은퇴한 문용직 5단(KT배 관전기자, 정치학 박사)과 KT배 바둑TV 관계자 몇이 동석했다. 자..
손석희 아나운서는 10년에 걸쳐 이세돌 9단을 세 번 인터뷰했는데, 매 인터뷰마다 동일한 질문을 던졌다. '바둑이란 당신에게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이 9단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다 다른 답변을 내놨다ㅋㅋ 세 인터뷰의 시점은 각각 10 휴직을 끝낸 후, 16 몽백합 결승에서 패배한 후, 19 한돌과의 은퇴 경기 전. 죽 늘어놓고 보면 그가 처한 상황과 바둑관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은퇴기 앞두고 중문 번역해서 웨이보에 올렸던 글을 백업한 것 2010.01.09 손석희의 시선집중 ◎ 손석희 / 진행 : 그래서 2단이 되는데 3년이 걸리셨고 그 다음부터는 승승장구로 그냥 9단까지 쭉 올라가셨는데 9단이면 사실 입신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물론 겸손하게 말씀하신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
움직이면 뉴스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 대통령, 교황, 방탄소년단 같은 유명 인사들이다. 바둑계로 한정한다면 이세돌이 그런 부류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화제요, 뉴스였다. 좋은 내용만 있는 게 아니었고 때로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는 악플과 선플의 중간 담벼락을 걷는 경계인이었다. 그런 이세돌이 또 한 번 빅 뉴스를 터뜨렸는데, 안타깝게도 이번 소재는 자신의 은퇴 발표였다. 지난 한 주 바둑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모았다. 중국 대륙까지 들썩거렸을 정도였다. 이세돌은 과(過)가 하나라면 공(功)은 아홉쯤 되는 존재였다. 나는 다른 것 다 제쳐 놓고 이세돌이 바둑사의 주요 장면마다 빠짐없이 등장해 일정 역할을 수행한 것 하나만으로도 그의 모든 약점과 과오를 상쇄할 수 있다고 믿는..
https://www.youtube.com/watch?v=fjDqliN1elU&t=12s 收官·李世石九段退役纪念 기획:kagami凌飒 작곡/편곡:剑月岚 작사:飞翠羽 /余双棠/唐不寻 노래:小猛cohen 효과:剑月岚 번역:xiaojonathan /余双棠 썸네일:余双棠 영상:余双棠 글씨:棋韵书痕 음악듣기:https://music.163.com/#/album?id=8415... bilbili 링크:https://www.bilibili.com/video/av7996... 웨이보 링크 : https://www.weibo.com/tv/v/IlLdyw1fx?... 飞禽出海岛 不败是少年 搅动纹枰起烽烟 纵横廿五载 捭阖十九间 风云翻覆由我转 비금도에서 온 불패소년 반상을 뒤흔들고 불꽃을 일으켰네 스물다섯 해 종횡무진 열아홉 ..
11월 19일, 바둑계는 전설적인 기사를 잃어버렸다. 한국기원 뉴스에 따르면, 바둑세계대회 우승 14회 한국 챔피언 이세돌은 어제 한국기원에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은퇴를 알렸다. ......앞에 다 아는 소개글은 생략하고...... 이세돌의 은퇴에 대해, 구리는 놀랐지만 예감하는 바가 있었다고 말했다. 상유신문과 충칭조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구리는 말했다. "예감하고 있었다. 그는 완벽주의자다." 이런 면은 장국영과 비슷하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세돌은 공식 은퇴 후 고별 대국을 벌일 예정이다. 구체적인 계획과 대국 상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적지 않은 중국 바둑팬들은 고별 대국에 구리가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구리는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하지만, 이세돌..
“뒷방 늙은이로 스러져 가지는 않겠습니다.” 웨이보에서 중국팬들과 어울리다보니 한국 기사를 중국어로 번역하게 될 일이 많다. 내 중국어 수준은 초보적이지만 운좋게 웨이보에서 영어를 잘하는 친구를 사귀어서.... 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영어 중역으로 옮기고 있다.다행히 글을 아주 잘 쓰는 친구라 결과물은 늘 100% 는 아니어도 그럭저럭 만족스럽다. 이 인터뷰는 거의 2년 전부터 번역해달라는 부탁을 듣던 기사인데, 길이가 길고 시시콜콜한 내용이 많다보니 계속 우선순위가 뒤로 미뤄졌다.그러던 중 이번에 이 9단이 다시 은퇴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번역하면 시기적절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행했다.중웹에서 2013년 당시 시나가 인터뷰 일부를 중국어로 번역했던 걸 발견해서 나머지 절반만 옮기면 됐기 때문에 진척..
소위 초1류 프로들의 승부사로서의 자존심은 일반 팬들로선 상상하기 힘들만큼 강하다. 그중에서도 이세돌의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정평이 있다. 타고난 재주에 투철한 승부기질이 합쳐져 최고 승부사 이세돌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아무리 이세돌이라도 무한정 질주는 불가능하다. 신이 마련한 세월이란 장치 때문이다. 중요한 판에서 연속으로 무너진 것은 세월이란 이름을 지닌 자연의 섭리다. 패배가 오죽 힘들고 괴로웠으면 은퇴 또는 휴직까지 떠올렸겠는가. 프로기사는 일종의 예술가적 측면도 있어 나이가 든다고 굳이 은퇴해야만 하는 세계가 아니다. 그가 은퇴를 입에 올린 것은, 자신의 눈높이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지 못하는 이상 단순한 밥벌이 수단으로 기사생활을 유지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한 명의 초1류 기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