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相爱相杀
이세돌9단은 날카롭고 예민하면서도 전형적인 고양이과의 사나움과 패기를 갖고 있다. 외모나 성격.기풍이 다 그렇다. 대화를 나눠보면 매우 솔직하고 숨김없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오랜 도장 생활을 하자면 선배들의 눈치를 보게 마련이지만 이세돌에겐 그런 그늘이 없다. 솔직하다는 것은 내 속을 숨김없이 드러내 보여주고 상대에게 처분을 맡기는 것이므로 상대방을 편하게 해준다. 하지만 세상이란 그리 녹록지 않아서 솔직함을 불편하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이세돌9단에 대한 바둑계의 찬반도 여기서 갈리는 것 같다. news.joins.com/article/363014
전라남도 신안군에 가면 비금도(飛禽島)라는 섬이 있다. 그곳에서 이상훈 - 이세돌 형제 프로기사가 탄생했는데 세돌의 이름은 형 상훈 때문에 일찌감치 유명해졌다. 스토리는 이렇다. 상훈은 15세에 프로가 됐고 거친 파괴력을 지닌 싸움바둑으로 대번에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상훈의 동갑내기로 저 유명한 이창호 9단이 버티고 있었다. 이창호란 존재는 상훈에게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다가왔고 어느덧 소년 티를 벗은 상훈은 시합에서 지는 날이면 폭음을 하는 날이 많아졌다. 상훈은 "나는 기재(棋才)가 부족하다. 그러나 내동생 세돌이는 다를 것이다."며 바둑을 단념이라도 한듯 군에 입대해버렸다. 상훈은 점점 잊혀졌지만 상훈의 바로 그 한마디 때문에 세돌이란 이름은 바둑계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떠나지 ..
2001년과 2002년, 이창호 9단과 이세돌 3단은 연속 격돌했다. 두번 모두 혈전이었다. 종가(宗家)의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이었다. 승부가 끝난 현장은 다 타버린 재와 같았다. 이창호는 두번 다 이겼고 이세돌은 두번 다 졌다. 이세돌은 비록 졌으나 내용은 충실했다. 돌부처라 불리는 이창호조차 간담이 서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길 수 있는 승부였기에 패자 이세돌의 가슴은 더욱 쓰라렸다. 상처가 깊었다. 세월은 잿더미 속에서도 생명을 키워낸다. 이세돌은 훨씬 성숙한 20세 청년이 되어 다시 이창호 앞에 나타났다. LG배 세계기왕전 우승컵을 놓고 두사람의 천재가 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이다. 21세기의 첫해에 시작된 두사람의 대결은 신기하게도 매년 한번씩 이루어..
이세돌 9단에겐 저항적인 기운이 흐른다. 어딘지 외로워 보인다. 그는 어떤 현상이나 상황에 안주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서슴없이 말하고 생각이 다르다면 선배든 누구든 망설임없이 충돌한다. 이세돌은 결승전 상대가 누구이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저우허양”이라고 대답했는데 그 이유를 묻자 “……바둑도 왕시가 강한 것 같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하지만 이세돌은 아주 영리하다. 호연지기(浩然之氣)가 강하고 화끈하게 행동하면서도 상대의 반응을 예측하며 움직인다. 몸은 호리호리하고 약해 보이지만 이세돌은 표범과 같은 동물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위치하는 고양이과의 전형을 느끼게 해준다. 구리(古力) 7단은 몇 가지 점에서 이세돌과 비슷하고 몇 가지 점에서 아주 다르다. 예를 들어 호연지기가 강한 것은 둘이 비..
이세돌 9단은 재미있는 청년이다. TV 프로에도 잘 나가고 그런 곳에서 노래도 하라면 서슴지 않고 한다. 바둑 스타일도 매우 화끈해 팬들도 많다. 그러나 좀 엉뚱하게 빈구석도 많다. 지난주 중국에서 벌어진 이세돌의 중국리그 데뷔전. 중국의 일류 기사들보다 몇 배나 많은 몸값을 받는 이9단에게 구이저우(貴州)팀은 당연히 승리를 기대했고 이9단도 승리를 자신했다. 상대는 이세돌의 구이저우팀과 리그 선두를 다투는 베이징(北京)팀의 신예 류싱(劉星)6단. 바둑은 흑을 쥔 이세돌의 우세였지만 상당히 미세한 바둑이어서 덤이 신경 쓰이는 형편이었다. 이 상황에서 불행히도 이세돌은 중국이 7집반 덤을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6집반이거니 생각하고 좀 느긋하게 두다가 끝내 반집을 지고 말았다. 이창호 9단에게 ..
https://news.joins.com/article/2824677 한데 이들 유망주의 대부분을 키워낸 권갑룡 7단 역시 “박정환이야말로 이세돌의 천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 “강동윤은 감각이 발군이고, 윤준상은 창의적이며, 이영구는 길들지 않은 야생마다. 백홍석은 속도감과 전투력이 뛰어나고, 김지석은 바둑의 결이 최고다. 그러나 이들은 장점이 곧 약점이 되는 경향이 있고 기질적으로 독하지 못한 점이 있다. 박정환은 타고난 근성이 대단해 조훈현-이세 돌의 계보를 잇는 가슴 서늘한 승부사 기질이 느껴진다. 스라소니 같은 이세돌에다 스펀지 같은 흡수력을 지닌 최철한을 합해 반으로 나눈 것이 박정환이라고나 할까.”
http://news.joins.com/article/445421 제9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4강전[제11보 (126~138)]黑 . 이세돌 9단 白.구리 7단 흑의 철벽 속에서 항복을 거부하는 구리(古力)7단의 단말마적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피를 뒤집어쓴 듯한 그의 용맹은 대담한 이세돌9단의 가슴마저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126,128은 스스로 사지로 기어드는 수다. 언뜻 수가 안 되는데도 마구잡이로 두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잠시 후 드러나지만 초읽기의 다급함 속에서도 구리의 수들은 모조리 한 가닥 살수(殺手)로 연결되고 있다. 팔다리를 다 내주더라도 적장의 급소를 향해 단 한칼을 성공시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