相爱相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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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nn/월간조선][인물연구] 한국의 바둑 名門 세운 權甲龍의 비밀

교선생 2018. 9. 11. 19:27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200405100083





 사람들은 나를 「名조련사」라고 부른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名조련사 맞느냐고 자문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는 혼자 웃고 만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프로기사를 많이 배출하고, 그들이 프로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내니까 하는 말일 텐데, 실제로 재주 있는 아이들이 들어와 열심히 공부한 결과이니 구태여 겸손을 과장할 것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공로가 아닌데 겸손을 보이는 것은 우습다. 
  
  조련의 비법을 묻는 사람도 많다. 비법이랄 것이 없으니 감출 것도 없다. 위의 얘기를 반복하면 된다. 다만, 내 삶의 역정이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그런 것은 있다. 나처럼 밑바닥 생활을 오래 한 사람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 경험이 아이들과 학부모들에 대한 내 이해의 폭을 넓혀 준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때도 많다. 그러나 정말 비법이라면, 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것도 어려서 너무 외롭게 지낸 탓일 것이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으면 이 일은 할 수 없다. 
  
  나는 오전 9시40분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종일 아이들과 어울리며 실랑이해도 힘들지 않고 지치지도 않는다. 대국이 있는 날도 일찍 끝나면 곧장 도장으로 돌아왔고 일요일도 쉬지 않았다. 아이들하고 MT나 수련회 가는 것말고 가족끼리 놀러가거나 여행을 한 적도 없다. 그렇게 20년을 살았다. 
  
  그래야 아이들의 장·단점, 기풍과 취향이 모두 저절로 머릿속에 입력이 된다. 슬럼프도 아이마다 형태가 다 다르고, 동기유발의 방법도 일반론을 적응할 수 없다. 기다려 주어야 하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회초리를 드는 것이 보약인 스타일도 있다. 수 읽기를 지겨워하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무조건 무리수를 두는 아이도 있다. 진단과 처방이 다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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