相爱相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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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18/중앙][정아람의 미주알고주알] 바둑계 '미투'를 취재하며

교선생 2018. 4. 18. 09:51



그러던 지난 17일 한 외국인 여자 프로기사가 유명 바둑 해설가인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미투'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김성룡 9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곧장 연락을 취해봤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김성룡 9단이 누려왔던 바둑계 입지와 영향력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사회적 파장도 클 것입니다. 바둑의 이미지가 순식간에 추락하지 않도록 한국기원 등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후 취재하면서 놀랐던 건, 이번 성범죄가 그간 바둑계에선 아무도 몰랐던, 피해 여성 혼자만의 비밀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밖의 피해 사례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들려왔지만 정작 피해 여성은 노출을 극히 꺼렸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선 바둑계의 특수성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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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회와 달리 바둑계는 극히 폐쇄적인 조직입니다. 현재 프로기사는 총 354명. 프로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도장 중심의 생활을 해야 하는데, 이때 같이 바둑을 배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입단 이후에도 선후배로 지속됩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같은 곳을 다니다가 같은 회사에 취직해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다 보니 성추행 등 피해를 보았어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어렵습니다. 가해자가 다시는 보지 않아도 되는 상대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얼굴을 봐야만 하는 익숙한 사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둑계 '미투'는 '도장'에서 자주 벌어진다는 점에서도 특수합니다. 도장의 경우 보통 남자가 절대적으로 많고, 선생님은 대부분 남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 여자 프로기사는 "입단을 꿈꾸며 바둑을 배울 때는 프로기사에 대한 동경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여자아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남자 프로기사는 절대 권력을 갖게 된다. 이를 악용한 성범죄가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습니다.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025&aid=0002814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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