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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2/타이젬] 구리 800승 달성, 스스로 기록 정리 + 의외로 정리맨

교선생 2021. 10. 22. 20:06

구리 9단은 자신의 휴가 기간을 한가하게 보내지 않았다. 그는 1995년 입단 후 지금까지 15년의 프로기사 생활 동안 둔 정식 대회 기록을 모두 정리했다. 공교롭게도 10월 5일까지 그의 승국수는 정확히 800승을 기록했다.

구리 9단은 총 1157국을 두었고, 800승 357패를 거둬 승률 69%를 기록했다. 중국기원이 전문적으로 기사들의 대국수와 승국을 통계내지 않기 때문에 구리 스스로 기록한 통계는 유일한 자료가 되었다.

구리가 이처럼 완벽하게 자신의 대국을 정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좋은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번 대회가 끝날 때마다 그가 했던 것은 훈련일지에 자신의 기보를 기록한 일이다.

매 대회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자신의 기보를 정리했다. 구리는 일찍이 한 가지 바람을 말한 적이 있다. 그의 대국수가 특정한 의미를 지닌, 예를 들어 1000판과 같은 숫자가 되었을 때 그는 그 모든 대국을 정리할 것이고, 이는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 전까지 구리의 선배들은 완전하게 정리된 자신들의 기보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심지어 프로기사 생활 중 총 몇 국을 두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뒤죽박죽이 되었다.

프로기사에게 있어 기보는 일생의 종적이라 말할 수 있다. 그들의 언어이며 생명인 것이다.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낸 기보를 찾을 수 없다면 그동안 겪었던 기쁨과 슬픔을 어떻게 회고할 수 있겠는가, 최소한 구리는 이러한 유감은 없게 되었다.

비록 한, 두 판 정도의 기보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그는 이미 어떤 대국, 어느 대회에서 자신의 대국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번 휴가 기간 동안 구리는 자신의 기보들을 정리하며 800승이라는 결과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일본과 한국 바둑계에선 프로기사의 승국수가 800승이 되었을 때 기원 인터넷 사이트에 이러한 소식을 눈에 잘 띄게 올려 축하해 준다. 구리는 그런 대우를 즐길 수는 없지만 스스로 기쁨을 만끽할 것이다.

▲ 중국베이징에서 열린 제10회 LG배 준결승. 구리는 이세돌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800승을 회고하면서 구리가 말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은 2005년 10월에 벌어진 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준결승전에서 이세돌 9단을 이겼던 것을 꼽는다. 당시 구리는 흑을 쥐었고, 아름다운 기보를 남기며 중반 불계승을 거두었다. 그로 인해 구리 9단은 처음으로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구리가 만난 상대는 같은 중국기사 천야오예였다. 구리가 먼저 2승을 거둬 손쉽게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컵을 쥐는 듯 했다. 하지만 천야오에가 2판을 만회했고 대세는 천야오예로 기우는 듯 했다.

그렇지만 최종국에서 구리는 승리했고, 또한 그 자신을 넘어섰다. 그러나 구리는 당시를 회상하며 “결승전 마지막 대국도 감동스러웠지만, 그래도 가장 흥분되었던 것은 준결승전에서 이세돌을 이긴 그 대국이었다.”고 말한다.

▲ 구리가 가장 잊기 어려운 대국으로 꼽은 제9회 삼성화재배 준결승 최종국.


구리가 패한 357국 중 가장 잊기 어려웠던 대국은 어떤 것이었을까, 재미있는 것은 그 또한 이세돌과 관련된 대국이었다는 것이다. 구리가 뼈를 깎는 고통을 느꼈던 패국은 2004년 11월 벌어진 제9회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최종국이었다.

1대 1 상황에서 맞이한 제3국에서 구리는 157수 만에 돌을 거두었다. 구리는 그 최종국을 회상하며 진심으로 자신의 실력 부족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괴로웠고 지금까지 이를 마음에 새기고 있었던 것이다.

구리의 최대 라이벌 이세돌은 2010년 6월 4일 800승을 달성했다. 당시 이세돌의 대국수는 총 1121국이었고, 800승 321패로 승률 71%였다. 800승을 달성한 시간과 승률 모두 이세돌과 구리 모두 상당히 비슷하다. 이것 또한 우연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0월 12일 http://blog.sina.com.cn/titanxierui에서 발췌 

 

http://news.tygem.com/news/news/viewpage.asp?pagec=47&seq=12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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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신 구리 800승 달성, 스스로 기록 정리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으로 2005년 LG배 준결승(대 이세돌) 꼽아 구리 9단은 자신의 휴가 기간을 한가하게 보내지 않았다. 그는 1995년 입단 후 지금까지

news.tygem.com

 

중국 씨에루이 기자가 본인 블로그에 썼던 칼럼을 타이젬이 번역 개제한 것 같다.

자타공인 호방한 성격의 구리 9단은 의외로 데이터를 꼼꼼하게 정리하고 기록한다.

웨이보에 백담사 (09 LG 결승) n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쓴 적도 있고 (이세돌은 이런 날짜 절대 기억 못 할 것)

 

이 9단과 50번째 대국을 둔 날에는 '203-302, 617-716의 스토리'라며 팬이 준 케이크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구리 생일이 2월 3일/이세돌의 생일이 3월 2일, 첫 번째 대국 날짜가 6월 17일/ 50번째 대국 날짜가 7월 16일)

중국 사람들이 워낙 이런 숫자 미신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분은 그중에서도 특출나다는 느낌을 받음ㅋㅋ 

 

그리고 예전에 이 블로그에 구리의 800승 기념 인터뷰라고 짧게 번역해서 올렸던 글이 있었는데

지금 보니 원문이 저 씨에루이의 칼럼이었구나 싶다

https://op555.tistory.com/17?category=270874 

 

[101005~160518] 구리9단 800승, 900승, 1000승 기념 인터뷰

 

op555.tistory.com

내용은 똑같지만 블로그에 올린 글은 영어를 거친 중역이라 문장이 완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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