相爱相杀
천재란 신이 선사하는 위트이다. 그들의 재능은 시대의 상상력을 넘어선다. 축복이다. 그들의 행동은 일반인의 문법을 벗어난다. 엉뚱하다. 때로 천재들은 백치같은 면모를 선보인다. 비범한 존재지만 평범한 일에는 터무니없이 서투르다. 묘한 엇박자다. 엉뚱함으로 포장된 축복. 천재성과 백치미의 낯선 동거. 신의 고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신의 미소는 보통 사람들에겐 난해하다. 천재들이 종종 시대와 불화를 빚는 이유다. 신세대 천재기사 이세돌 3단. 요즘 그는 태풍이다. 그 위력은 예상을 웃돈다. 한반도를 휘저으며 중국과 일본까지 간접영향권에 두고 위협한다. 세계 바둑계의 판도가 뿌리째 뒤흔들리고 있다. 이창호도, 조훈현도, 유창혁도 나가떨어졌다. 근래에 없던 초특급 태풍이다. 모두가 숨을 죽인 채 그 진로를 지..
이세돌 9단에겐 저항적인 기운이 흐른다. 어딘지 외로워 보인다. 그는 어떤 현상이나 상황에 안주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서슴없이 말하고 생각이 다르다면 선배든 누구든 망설임없이 충돌한다. 이세돌은 결승전 상대가 누구이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저우허양”이라고 대답했는데 그 이유를 묻자 “……바둑도 왕시가 강한 것 같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하지만 이세돌은 아주 영리하다. 호연지기(浩然之氣)가 강하고 화끈하게 행동하면서도 상대의 반응을 예측하며 움직인다. 몸은 호리호리하고 약해 보이지만 이세돌은 표범과 같은 동물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위치하는 고양이과의 전형을 느끼게 해준다. 구리(古力) 7단은 몇 가지 점에서 이세돌과 비슷하고 몇 가지 점에서 아주 다르다. 예를 들어 호연지기가 강한 것은 둘이 비..
후야오위 8단의 해설은 쉽고 차근차근해서 초보자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이번에는 이세돌vs한돌 1국의 해설을 자신의 웨이보에 올려두었다. "이런 반격은 한돌에게 반대로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그라고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그는 두 점의 우세를 믿고 먼저 타협을 한 후, 이후에 천천히 AI를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건 이세돌이 아니다. 이세돌은 상대가 반걸음이라도 선을 넘어온다면, 그것이 사람이든 AI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설령 AI의 할아버지 알파고가 온대도 그는 여전히 검을 뽑고 뛰어올라 상대와 사생결단을 벌인다." https://www.weibo.com/ttarticle/p/show?id=2309404451143005634696 Sina Visitor System passpo..